공공미술포털 관련 전문가 칼럼입니다.

-도시공원 예술로- 도시공원을 공공예술로!
정해영
2013-06-03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원회)는 2012-2013년 2년 사업으로 우리 일상에서 접하기 쉬운 장소인 도시공원에 공공미술 작품을 설치하거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공공미술 시범사업 : 도시공원 예술로’를 추진하고 있다. 본 사업은 2011년 문화예술진흥법이 개정되면서 건축주는 건축물 미술작품 설치 대신 문화예술진흥기금으로 출연할 수 있게 되었고, 예술위원회가 출연된 재원을 바탕으로 공공미술 진흥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도시공원은 도심 속에서 자연과 여가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최초의 의도를 잃고 천편일률적으로 조성되는 경우가 많다. 지역적 특성, 장소의 맥락, 지역 주민의 수요를 반영하거나 미적으로 완성도가 있는 공원은 드물다. 예술위원회는 이러한 도시공원에 공공미술 작품을 설치하거나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도시공원이 지역사회에서 의미를 되찾고 공동체를 복원하거나 지역주민들에게 예술 향유의 공간이 되도록 본 사업을 기획하였다. 공공 공간인 도시공원에 공공성과 예술성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도시공원이 예술가의 상상력, 시민들의 창의적인 참여, 지방자치단체의 협조를 통해 다양한 예술 활동의 플랫폼으로 재탄생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도시공원 예술로’ 사업은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사업대상지를 공모하여 총 4개 공원을 확정하였다. 사업대상지 소관 지자체는 예술위원회와 사업비를 1:1 매칭하여 본 사업을 운영하는 협력주체이다. 그리고 미술기획자, 건축가 등을 대상으로 한 기획자 제한공모를 통해 사업대상지별 기획자를 확정하였다.

 

 

사업대상지는 문화소외지역인 공단 내에 공공미술 작품을 설치하는 부산 홍티문화공원, 관광지이자 문화재보호구역에 유·무형의 작품을 결합하여 다양한 공공미술 실험을 실천하는 함양 상림공원, 활용도가 적은 배수장을 공원으로 바꾸면서 공공미술을 결합하는 공주의 금성동 배수장, 조용한 도시의 평범한 근린공원에서 공공미술을 통해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꾀하는 계룡의 금암근린공원 등 4군데이다. 

 

 

본 사업은 사업 기획과 작품 설치, 정산까지 1년 안에 진행되는 빠듯한 일정에서 벗어나 지역 조사, 기획 등의 과정을 심화하기 위해 2년 과정으로 마련되었다. 장소 선정, 기획자 선정, 기획 초안 작성 및 심화까지를 첫해에 마치고 2년 차에는 실행계획을 조율하여 작품을 설치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한 것이다. 2년 과정의 사업이어서 예산 집행 문제 등의 행정적 난제들이 있지만 이러한 작은 변화들이 공공미술의 질적 성장을 가져오리라고 생각하여 사업설계 부분에 반영한 것이다. 2012년 12월에는 1년차 사업을 마무리하면서 선정된 기획안을 공개 발표하는 워크숍(2012.12.14)과 사업대상지와 기획안을 조명하는 작은 전시 <도시공원 : 숨쉬다>(전시기간 : 2012.12.14-23, 책임기획 이대범)를 열었다. 진행과정 공론화와 함께 통상적인 공공미술의 과정을 재점검해 보는 자리였다. 이는 한동안 유행했고 아직까지도 유효한 공공미술 붐으로 인해 어느 날 갑자기 동네에 성큼 공공미술이 들어서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도시공원 예술로’ 사업은 지역 관계자, 무엇보다 주민들과의 소통, 사업 내용의 공론화 과정 등을 통해 일상공간에 놓이는 공공미술 사업의 초심을 되찾고자 한다.

        지난 5월 25일 계룡 프로젝트 <차이를 위한 산책>의 개막식을 시작으로 작품 설치 및 프로그램이 4개의 공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각 장소의 특성을 담은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올해 안에 결실을 볼 예정이다. 성찰 없는 무조건적인 착한 개념,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작품들, 정제되지 않고 예술성이 결여된 상징품들과는 결이 다른 공공미술이 ‘도시공원 예술로’ 사업을 통해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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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영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미술관 공공미술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