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미술포털 관련 전문가 칼럼입니다.

세상에 전하는 밝은 빛 '공공미술실천가'들을 만나다
최명열, 황혜련
2009-01-01

실핏줄처럼 번지는 공공미술의 힘_PUBLIC ARTiST’S
-세상에 전하는 밝은 빛 '공공미술실천가'들을 만나다

최명열 , 황혜련 기자 / 사진 서지연 기자


존 윌렛(John Willett)의「Art in a City」에서 등장한 '공공미술'이란 개념은 현재까지 4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시대적, 사회적 상황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모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그것은 학교에서 가르치듯 명확한 개념과 이론정립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공공미술이란 사회적가치인 '공공’과 개체적 가치인 '미술’과의 모순된 만남 위에서 상반되거나 교합적인 위치를 점해오고 있다는 점이다. “구분 자체를 중시하는 사람들은 공공미술이 공공에 다가가면 미술의 자율성을 의심하고, 반대로 미술에 충실하면 사회적 책임성이 부족한 게 아닌가 걱정한다.(박삼철 「왜 공공미술인가: 미술, 살 만한 세상을 꿈꾸다」)”라는 말처럼 근본적으로 모순적 만남 위에 있는 공공미술의 개념은 행위의 과정 및 결과, 주체와 객체 간 시각에 따라 가치의 혼동을 불러오며, 미술계 내에서도 환경미술, 공동체 미술 등의 다양한 개념으로 이해되는 등 제각각의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현재에 들어서 '환경개선을 통한 도시발전’이라는 대의명분 아래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서울시를 포함 안양, 성남 등 전국 시, 도에서 다양한 형태의 공공미술에 대한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연 바람직한 과정을 거치고 있는지에 대한 검증 과정은 꾸준히 반복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우리나라의 공공미술에서 드러난 현상적인 문제만을 간단히 짚어보면, 일단 위에서 언급했듯 작금 상존하는 개념적 문제점들로 인해 그 실현 방법에서도 구체적인 모범답안이 제시되어 있지 않다는 점, 성과물을 강조하는 정책과 공공미술은 무료봉사라는 시민들의 인식 사이에 괴리감이 존재한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는 공공미술의 평가에 있어 필연적, 결과론적인 판단에 따른 맹점에서 드러난 것들로써 이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과거 실시되었거나 실시 중인 아트인시티, 도시갤러리 프로젝트 혹은 시도 등 각 지자체의 정책 등을 훑어보는 거시적인 접근보다 개념과 현상의 간극에 위치한 실제 현장에 돋보기를 들이댈 필요가 있다. 즉, 최근의 공공미술이 작품을 통한 공공의 감상이라는 외형적인 측면에서 지역민들과의 참여와 소통을 중요시하는 개념적인 측면으로 이동하는 시점이기에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공공미술의 가장 큰 쟁점을 이해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이론에서 언급되는 직접적인 송신자와 채널(의사소통의 통로)에 대한 접근, 프로젝트를 직접적으로 구현하는 이들에 대한 우선적인 접근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도시갤러리 프로젝트, 각 지역 지자체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작가들 스스로 자발적으로 구현한 형태 등 공공미술이란 테두리에서 직접적인 소통을 구현하고 있는 다양한 팀들을 만나 가시적인 성과 보다는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시해 줄 '공공미술의 현장’에 관한 의견을 묻기로 했다. 개념의 혼동이란 난제를 떠안고 실무자와 지역민들과의 괴리감 속에서 그들 스스로가 정립한 공공미술의 형태와 그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해 경청함으로써, 2009년 대한민국의 시대적, 사회적 상황과 여건 하에서 더욱 바람직한 형태의 공공미술은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1 그들의 묘한 동행_'노네임노샵' & '문화로놀이짱'
디자인 그룹 '노네임노샵’과 지역문화예술 활동 및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개발, 연구하는 문화기획단 '문화로 놀이짱’이 묘한(?) 동맹을 맺고 공공미술이란 한 배를 탔다. 재기발랄한 느낌의 '노네임노샵’과 시종일관 진지한 자세로 인터뷰에 임한 '문화로 놀이짱’은 서로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을 가지고 있는 독특한 공공미술 그룹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공동 목표를 설정하고 움직인다면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하여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들이 기획, 운영하고 있는 은 현대인들이 자기표현능력, 창작력을 발휘할 공간이 없다는 생각에서 출발하여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무한지대를 만들기 위해 미술이 넘치는 저잣거리에 해당한다. 여기서 'OO’은 생활의 창작물이 될 수도 있고, 지금은 상품화가 되지 않는 어떠한 가치가 될 수 있는, 그야말로 정해지지 않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개념을 상징한다. 누구나 이곳에서 장사판을 벌일 수 있고 마음껏 예술성을 과시할 수도 있다. 적어도 기자가 본 이 공간은 개인이 창작력을 발휘함에 있어 다른 사람과 조우하고 그럼으로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는 특별한 장소임에 분명했다. 지난 2007년 홍대와 월드컵 공원에서 열렸던 'OO' 프로그램은 앞으로 그 영역이 더욱 확장될 예정이라고. 한편 팀 단위의 움직임은 프로젝트의 공모, 기획, 운영에 있어서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그렇기에 오랫동안 함께 일해 온 두 팀의 결합은 서로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드러내며 공공미술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팍팍 부담되도록 예리한 눈빛을 마구 쏘아줘도 될 듯.
Publicart is? 두 팀은 비슷한 듯 보이지만 서로 다른 공공미술에 대한 의견을 내보였다.  “후진성을 미술로써 덮어버린다는 작금의 공공미술에 대한 개념은 옳지 않다고 본다. 억지스러운 개입이 아닌 그 도시, 특정 동네가 가진 특성들을 재인식하도록 만드는 카테고리를 정립하여 그것이 사람들에게 읽힐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공공미술의 역할이라고 본다.”(노네임노샵)
“공공을 위해 미술이 무엇인가 움직이고 변화하기 보다는 개인적인 것이 지극히 공공적인 것이 될 수 있음도 인식했으면 한다. 우리들 속에 숨 쉬는 꿈과 열정을 끄집어 낼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사례도 없을 듯하다. 물론 시간 또한 많이 소모되고, 현재의 시스템적인 면에선 한계 또한 느낄 수밖에 없다.”(문화로 놀이짱)


2 망원에 살어리랏다, 망원동의 터줏대감-'공화국 리라'
공공미술을 이야기할 때 '공화국리라'는 유명인사다.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그만큼 열성적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화국리라’라는 명칭은 존 버거의 소설 속에서 농부와 노동자들이 맥주를 마시며 커뮤니티를 형성하던 'pub’의 이름이지만 실재로도 존재하는 곳이다. 가상과 현실 속에서 공존하는 'pub’이 팀 이름이 된 이유는 공공미술에 대한 담론,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공론이 경계구분 없이 과감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판단에 기인한다.
2005년 <석수시장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만들어진 '공화국리라'는 전원이 작가그룹으로 이루어져있어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영역별 분담보다는 '토털사커’를 연상시키는 전원 기획, 전원 작업이라는 전 방위적인 성격을 갖는다. 최근 6명의 팀원으로 2008년 8월부터 넉 달간 진행한 <동네예술가 프로젝트>는 그들 나름의 공공미술 구현방법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예술텃밭, 동네한의사와 예술가들의 건강프로젝트, 마리아 수도원 프로젝트 등은 기존의 공공미술이 가지고 있던 단순한 벽화그리기, 미술 강의 등의 틀을 깨면서 주민들의 긍정적인 참여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공화국리라’ 는 지금까지의 프로젝트에 만족하지 못하고, 공공미술이 강조하는 소통의 영역을 더욱 확장시키기 위해 더욱 뜨겁게 움직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진행해왔던 프로젝트가 벽화, 설치 등 외형적으로 드러난 성과물, 시민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완벽한 만족을 이끌어내진 못했다하더라도 주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되어있던 망원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점에서 공공미술이 걸어야할 길에 있어 긍정적인 방향성을 제시해주었다는 것이 많은 이들의 평가다.
Publicart is? “각 팀원들 간의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고, 서로 지향하는 방향성이 틀리기에 공공미술이란 무엇인가를 말하는데 있어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우선 개인적으로는 혼자 누렸던 창작의 기쁨을 더욱 확장해서 같이 한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느끼지만 그 구체적인 형상을 단전하기는 어렵다. 단지 주민들과의 소통과정에서 부딪히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미술뿐만이 아닌 다양한 형태로 접근해야하며 오랜 시간과 꾸준한 지원을 필요로 한다는 공통된 방향성은 제시할 수 있다.”


3 즐기는 것이 아닌 삶을 위한 투쟁이 될 수도 있다_'송주철 미술연구소'
강원도 영월군. 영화 라디오스타를 통해 전국에 이름을 알린 이곳에 얼마 전 공공미술이라는 또 다른 옷이 입혀졌다. 미술계 일각에선 '상업적이고 표피적이다.’, '진정성이 없다.’라는 의견도 나왔지만 사진을 접한 일반인들은 '재밌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우세했다. 영월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한 '송주철 미술연구소’는 공공미술에서 그 예술적 가치를 등한시할 순 없겠지만, 우선 그 지역성을 살릴 수 있어야 함을 주장한다. 영월이란 지역의 경우 마땅한 경제력을 갖추고 있지 않은 곳이기에 미술이 랜드마크로써의 힘을 발휘하여 관광 등의 부가적 효과로 지역을 살리는데 이바지해야 한다는 견해와 일맥상통한다. 그러기 위해선 꾸준한 관리가 필수적이기에 지역민들을 주체적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커뮤니케이션의 과정도 필수적이라 말한다.
Publicart is? “공공미술에서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요소를 빼놓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것이 이벤트성으로만 그친다면 의미가 없다고 본다. 대중을 위한 것이어야 하며, 특정인이 아닌 모두가 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미술을 좀 더 폭넓은 개념으로 이해하며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


4 여기선 고마 뛰어놀기만 하면 되는 겨~_'공공미술놀이터'
임옥상 미술연구소 인디스트 프로그램 3기로 선정된 이들이 뭉친 공공미술놀이터는 작년 <놀자프로젝트>란 이름으로 미술을 통한 신명나는 놀이판을 벌였었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친근함을 무기로 지역민들과의 커뮤니티를 강조하는 공공미술놀이터는 지속적으로 호흡을 맞추지는 않았지만 미술계에서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는 임옥상 씨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시간의 간극을 넘는 노련미를 보여주었다.
작년 도봉소원사회복지관에서 진행된 이들의 프로젝트는 지역민들의 설문조사, 투표 등의 사전 작업을 바탕으로 지역과 공공미술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만들어냈다. 또한 미술의 영역을 넘어 연극, 방송, 건축 등의 다양한 장르를 지역에 복합적으로 투영함으로써 공공미술을 통한 지역공동체 완성에 한 걸음 다가섰다.
Publicart is? “지역에 공공미술을 입히는 작업은 우선 공간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물론 그것은 단순히 위치학적인 분석이 아닌 그 공간에 투영된 사람들의 관계이다. 그 곳에 갈등이나 문제점 등이 상존한다면 이것을 미술로써 완화시키고 해결하는 것이 공공미술의 이상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5 세상을 이끄는 다섯 개의 빛_'공공미술프리즘’
미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오던 공공미술 프리즘은 2002년 유다희, 전유라, 송부영, 김지영, 유다원 다섯 사람을 주축으로 프리주밍(공공미술프리즘의 자원 활동가) 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
건축, 미술, 행정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로 구성된 프리즘은 (공공미술에 대한 뜻이 서로 맞는다면) 전공, 학력, 나이, 성별과는 관계없이 활동이 가능하다는 열린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공공미술에서 다른 사람의 다른 생각을 포용할 수 있는 마음과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다. 특히 혼자가 아닌 여럿이 더불어 가는 삶 속에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성을 깊이 인지하고 미술인으로서 미술의 사회적 역할이 무엇인지 항상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공공미술프리즘의 생각이다. 인간이 살고 있는 사회와 환경, 그 관계에 집중하며 좀 더 포괄적인 의미의 공공미술을 지향하고 있는 그들은 삶속에 녹아는 공공미술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그들의 존재 자체가 공공미술이라고 볼 수 있다.
프리즘이 궁극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과 교류를 통해 미래를 바꾸고 새로운 시각의 문을 여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데 있다. 이들의 작업은 작게는 개인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 크게는 자유로운 인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으로 드러난다. 미미한 실천이 큰일을 해내듯 내 자신에 대한 소소한 것들을 표현하고자 하는 순간, 즉 자신에 대한 탐구에서부터 이들의 공공미술은 출발한다는 것이다. 자신과 자신, 자신과 타인을 넘어 세상과 소통하는 것이 그들이 원하는 진정한 공공미술이라 해도 틀리지 않다. 한편 과도기를 거치고 있는 국내 공공미술이 올바르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그들의 눈에는 공공미술에 대한 소신과 신념이 가득 차 있다. 2008년 <오늘은 가면을 내려놓는다.>, <1.5M×2M 도시 안에 끼어들다>, <기름이 그린 그림>전, <빽빽이 들어찬 벌집촌에 예술적 상상력을 품다!>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친 이들의 2009년 활동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Publicart is? “고래다. 보지 못한 것에 대한 막연한 설렘이랄까. 그것을 마주하는 순간을 위해 준비하고 그 과정 속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기대와 가능성을 느끼는 것, 즉 '희망’이다.”


6 내 마을은 내 손으로_'퍼포먼스 반지하'
정정석, 결, 지경, 마고…이들은 지역 내에서 공동체적인 문화표현과 자연과 사람이 하나가 되는 마을 만들기를 고민하며 실천해 가고 있다. 2001년 사회적 발언을 목적으로 퍼포먼스를 하다가 2002년부터는 인천에 상주하며 배다리 마을의 멤버이자 가족의 구성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나가는 동네 할머니와 아주머니들의 일과나 대소사를 꿰고 있을 만큼 지역주민의 삶에 깊숙이 침투한 그들은 구성원 모두 한 가족이나 다름없다. '공존을 휘한 공공문화 표현집단’, '자연과 사람이 함께 존중되는 마을 만들기’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처럼 그들의 작업은 지역공동체에 대한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고 있다.
2009년에도 왕성한 활동상을 보여줄 '퍼포먼스 반지하'는 지역 안에서 함께 성장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위하여 주민 교육에 주력을 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환경 속에 배울 것들을 찾아가는 수업이다. 재활용에 관한 것이나 농사법 등에 대한 수업을 진행하면서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시도하는 장을 만들어 그것을 표현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것을 토대로 창작을 시도하는 것이 퍼포먼스 반지하의 활동방향이자 방법이다.
Publicart is? “생활이다! 자신을 표현하는 행위가 곧 공공미술이 될 수 있다.(너무 짧은가요?)”


7 예술의 본질과 가치 고수는 예술가의 몫_'퍼블릭 아트 피바(Public Art FIBA)'
'퍼블릭아트 피바(FIBA)'는 'Fun', 'Impression', 'Beauty', 'Awakening'의 약자로 그들이 추구하는 공공미술에 대한 방향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말 그대로 재미, 감동, 아름다움, 자각을 공공미술에서 찾고자 하는 것이 'FIBA’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이다. 그들의 활동은 작년 여름부터 시작되었다. 첫 작품은 <소리를 그리다>로 퍼블릭 아트 피바를 피바답게 만드는 대표작이다. 당시 해당 작품은 음악과 미술에 대한 정의에서 비롯된 철학적 접근이 특징이었다. 작품과 더불어 진행된 <예술의 숨겨진 약속 찾기>라는 미학적 접근의 수업은 기존 미술교육을 벗어나 신선한 자극을 주고자 하는 'FIBA’의 의도가 다분히 이입되어 있는 것이었다. 공공미술에 대한 분명한 개념정립을 바탕에 둔 채 비판적인 시각으로 공공미술을 대하는 그들의 다음 작품은 어떤 것일지. 우리가 기대하는 점이다.
Publicart is? “공공미술은 혁신적이고 혁명적인 미술이지 환경미화가 아니다. 고상할 필요는 없겠지만 저급해서도 안 되며 반드시 사회적 기능을 수반해야 한다. 공공미술이 작업실에 갇혀있는 예술가들을 밖으로 끄집어내어 예술에 대한 사회적 기능에 대한 고찰을 제공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공공미술 팀들의 네트워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8 시? 공간에 대한 존중은 필수!_'달무지개'
2004년 결성된 '달무지개'는 미술, 도시설계, 디자인, 교육전공자 각 분야의 활동가들 넷이 모여 공공미술에 대한 공간과 시간에 대한 탐구를 기반으로 한다. 공공(公共)이라는 것은 공간과 시간을 동시에 아우르고 있는 개념으로 이 점을 간과하지 않으려는 그들의 노력은 도시의 주변 환경, 분위기를 읽어내는 작품에 반영된다. 대상과 하나의 공간에서 호흡하는 환경적, 역사적 요소들을 먼저 파악하고 그 관계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 후 작품을 구상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지론이다. 한국의 미적 유전자를 현대적으로 구현하고자 하는 모토는 친환경적인 재료에서 단적으로 드러나는데 이는 시간에 대한 존중을 전통이라 해석하고 있는 자신들의 관점을 두드러지게 하는 예이다. 도심에 녹아든 전통의 향기를 자료로 남기거나 긴 작업 과정들을 하나로 묶어낸 도록, 다큐멘터리로 나오는 것도 시간의 흐름을 직시하려는 그들의 태도를 축약한다.
Publicart is? “더불어 사는 지혜다. 내가 사랑하는 공간, 우정과 환대가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9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미녀 4인방~_'플래닝 미도'
'플래닝 미도'로 활동을 시작한지는 2007년 4월부터다. 라윤주, 방영경, 황주혜, 김유진으로 구성된 이 팀은 세상이 따뜻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생각에서 공공미술을 시작했다고 한다. 공부방 아이들을 만나 함께 벽화를 그리는 일에서부터 크게는 공원 디자인, 상업 공간의 인테리어 작업까지 다양한 작업을 병행하고 있는 '플래닝 미도’는 동갑내기 친구들과 작업을 하는 만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자유롭게 활동한다는 게 특징이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표정에는 언제나 밝고 온화한 기운이 넘쳐난다. 일이 힘들고 어려울 때 많은 사람들에게 받은 격려가 더 큰 위로가 되고 일에 대해 항상 보람을 느낀다고. '플래닝 미도’는 따뜻함이 묻어나는 작품, 여러 사람과의 소통이 드러나는 작품을 선보이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진행했던 사업인 <황금시장>프로젝트나 다른 작업에서 만난 사람들 중 가난한 공부방 아이들, 힘든 재래시장 상인들이 원했던 것은 정작 따뜻한 마음이었다고 한다. 미술로 소외받고 문화적 환경이 좋지 못한 이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었던 플래닝 미도. 마치 어둠 속에 존재하는 밝은 빛과 같다.
Publicart is?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특별한 힘이다!”

출처: 『월간 퍼블릭아트』28호 (2009년 1월), pp. 90-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