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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명 2000년 이후 한국 공공미술의 지형 변화 : 안양시 사례를 중심으로
저자 김유진 문서유형 논문
출처(학위수여기관) 홍익대학교 대학원 : 미술사학과 한국미술사 전공 발행년도 2013 년
내용 <초록>

2000년 이후 한국 문화예술계에서 공공미술은 중요한 화두로 자리 잡으며 그 범위를 확장해나가기 시작하였다. 일반적으로 공공미술이란 공적인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미술을 의미하며, 근대기 권력의 상징으로 세워졌던 각종 동상과 전쟁 기념비를 포함하여 1980년대 시행된 건축물미술장식제도에 의해 건물 외부에 세워진 각종 모더니즘 조각까지 모두 공공미술의 범주 안에 포함된다. 또한 2000년 이후에는 서구에서 시작된 ‘새로운 장르의 공공미술(New Genre Public Art)’ 개념 도입과 함께 이전과는 다르게 변화된 프로젝트 형식의 공공미술이 진행되었다. 과정을 중시하는 경향을 의미하는 프로젝트가 2000년 이후 공공미술의 형식적 특징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은 2000년 이전까지 공공미술에서 주된 논의의 대상이었던 건축물미술장식제도의 한계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과거 건축물미술장식제도로 인한 오브제 중심의 공공미술이 가진 장식적 성격은 공공성의 개념을 축소된 형태로 이해한다는 비판에 직면하였다. 그러나 2000년 이후 사회적으로 확장된 공공성 논의를 통해 공공미술에 있어 미술의 공적 측면이 부각되기 시작했으며, 공공의 의미를 장소적으로 해석하는 것에서 더욱 확대되어 공통의 관심사, 지역 공동체 등을 포함하는 넒은 의미의 공공성을 지향하게 되었다.
확대된 공공성의 의미와 더불어 2000년 이후에는 일시적이고 과정 자체를 중시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소외지역의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아트 인 시티》사업과 서울시의 《도시갤러리 프로젝트》, 안양시의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등 관(官) 주도적 공공미술 프로젝트와 민(民) 주도로 이루어진 통영시의 《동피랑 마을》, 경기도 안산의 《국경 없는 마을》, 안양시 석수동의 《석수아트프로젝트》 등 다양한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전개되었다. 각 프로젝트는 공공미술을 통해 지역의 낙후된 시설을 보수하거나 혹은 지역의 관광자원을 창출하고, 지역의 문제를 공론화하는 등 다양한 목적으로 이루어졌다.
이처럼 많은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안양시의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nyang Public Art Project, APAP)와 석수아트프로젝트(Seoksu Art Project, SAP)는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도시의 재개발과 결합한 공공미술, 공공장소 속에서의 공공미술, 참여와 소통을 중시하는 공공미술 등 공공미술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볼 수 있는 사례로 주목된다. 또한 두 프로젝트는 각종 언론을 통해 주목되었고 타 지역의 프로젝트에 벤치마킹되는 등 2000년 이후의 공공미술 프로젝트 가운데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2005년부터 안양시 정부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진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는 트리엔날레 형식의 공공미술 프로젝트로서 낙후된 안양유원지의 재개발 사업에 건축과 디자인, 공공예술을 결합하여 시작되었다. 제2회의 프로젝트는 안양 도심을 거리의 미술관으로 탈바꿈하여 일상생활에서의 예술향유를 목적으로 하였으며, 제3회에서는 이전보다 더 실험적이고 과정 중심적이며, 커뮤니티를 전면에 내세운 프로젝트로 진행되었다. 또한 2007년부터 매년 안양시 석수동의 석수시장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석수아트프로젝트는 석수시장의 빈 상점과 시설을 이용한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생태를 복원하고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과 교류를 목적으로 한다.
본 논문에서는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와 석수아트프로젝트를 바탕으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 공공미술의 변화된 지형에 주목한다. 특히 변화된 공공미술의 다양한 특징 중 주목해야 할 것으로 장소, 지역, 공동체, 참여와 개입이라는 키워드를 도출하였다. 2000년 이후에는 기존의 공공미술에서 물리적 개념으로 존재했던 장소의 의미가 점차 실제적인 삶이 이루어지는 장소로 그 무게 중심을 옮겨가고, 또한 지역 주민의 참여의 과정 자체가 공공미술의 중요한 요소로 부각된다. 이것은 1990년대 시행된 지방자치제도와 그로 인해 시작된 각 지역의 정체성 획득을 위한 노력, 한국사회 전반에 내재된 참여와 소통이라는 가치와도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2000년 이후 공공미술 프로젝트에서 중심이 되는 지역 주민의 참여, 소통의 문제가 실제적으로 어떤 위치에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공동체를 축소된 형태로 이해하여 타자를 배제하고, 공공미술이 미술관광을 위한 홍보수단으로 이용되거나 혹은 정치적으로 이용되어 사회적 문제의 해결책처럼 여겨진다는 등 그 문제점과 한계가 드러난 것이다. 지난 십여 년간 변화된 공공미술의 지평을 목도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이러한 비판점을 염두에 두고 2000년 이후 한국 공공미술의 상황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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