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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명 토마스 허쉬호른(Thomas Hirschhorn)의 공공미술프로젝트와 민주주의의 비판적 모색
저자 현오아 문서유형 논문
출처(학위수여기관) 美術史學報 第41輯 발행년도 2013 년  12 월
내용 초록(한국어)
본 논문은 〈바타이유 기념비〉와 〈벨머 스피노자 페스티벌〉을 포함한 스위스 출신 ???가 토마스 허쉬호른(Thomas Hirschhorn, 1957-)의 공공미술프로젝트를 연구대상으로, 작품에 나타난 민주주의에 대한 표상과 그 의미에 대해 고찰한다. 허쉬호른의 작품은 예술에 소외되어 있는 이주민이 사는 저개발 지역에 합판, 플라스틱, 호일 등 저렴한 일상재료로 불안정한 3차원의 콜라주 형태로 제작된다. 허쉬호른은 이와 같은 미학적 전략을 통해 세계화, 자본주의와 같은 동시대 사회현상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하며,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본격적으로 민주주의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드러낸다. 이러한 허쉬호른의 비판적 시각에는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붕괴하고, 소비에트 연방이 무너진 후 달라진 유럽의 상황과 이에 따른 전 세계적인 변화의 흐름이 반영된 것이었다. 강력한 자본을 앞세운 미국과 몇몇 서유럽 국가들의 권력을 공고히 하고 경제적인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민주주의를 도구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특히 9. 11 테러 사건과 이라크 전쟁의 연쇄적 발생은 민주주의를 위해서라면 이데올로기적인 폭력도 정당화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하였으며 이에 따라 민주주의는 많은 문제점을 노정하였다. 정치,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민주주의는 심각한 논의의 대상이 되었고 예술계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바타이유 기념비〉가 선을 보였던 《도큐멘타 11》(2002)에서는 ‘실현되지 않은 민주주의’라는 심포지엄을 개최하여 우리가 직면한 민주주의 문제에 대해 성찰하고자 했다. 본 연구는 이 심포지엄에서 논의된 민주주의의 문제 진단과 우리의 실천 방향을 바탕으로, 허쉬호른의 공공미술프로젝트에서 나타나는 평등 정신과 그가 주장하는 예술의 자율성에 주목하여 자크 랑시에르(Jacques Ranci?re)의 미학과 정치에 대한 논의를 접목하여 분석하고자 했다. 특정 철학자에게 헌정하는 기념비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그 인물과 상관없는 이주민 노동자들의 거주 지역에서 저렴한 일상재료로 제작되는 반反위계적인 작품은 이주민들이 철학과 예술에 관한 책을 읽고 연극과 강의에 참여하는 공간으로 기능한다. 이 같은 예술실천은 예술에 소외된 이주민들의 지적 평등을 드러내고 나아가 능동적인 주체로 거듭날 수 있는 정치성을 부여한다. 랑시에르는 정치를 가능하게 하는 전제 조건으로 평등을 내세우며, ‘감각적인 것’에 정초하여 정치에 대해 논의한다. 즉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고 말하는 감각과 행동들은 우리 주변의 환경, 즉 지역,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교육적인 시공간에 따라 달라지고, 제한받기 때문에 정치는 미학과 불가분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의 몫을 할당하는 것은 들리는 것/들리지 않는 것, 말하는 것/ 말하지 않는 것과 같은 감각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분할된 선을 변화시키고 균열을 초래하는 것이 바로 감각을 다루는 예술이자 미학이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새로운 예술이 출현하는 것은 기존의 질서에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에 예술은 예술 그 자체로 곧 정치적인 것이 되는 자율성을 획득할 수 있다. 따라서 허쉬호른이 주장하는 예술의 자율성은 미학과 정치의 동일성이라는 점에서 랑시에르가 주장하는 예술의 자율성으로 설명할 수 있다. 허쉬호른의 작품을 통해 미적 경험을 하는 관람자들은 새로운 감각을 확언하고 자신들의 몫을 요구하면서 지배적인 정치에 새로운 분할선을 긋는, 즉 감각의 재분할을 통해 정치적 주체화로 거듭나게 된다. 이로써 본 논문은 허쉬호른의 공공미술프로젝트가 선진국들의 도구로써 사용되는 민주주의를 비판하고, 더 나아가 자신의 몫을 요구하고 감각의 재분할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불일치가 존재하는 민주주의의 원리를 지향한다고 분석한다. 본 논문은 미학과 정치에 대한 랑시에르의 논의를 통해 허쉬호른의 작품에서 나타난 민주주의 비판 및 그 대안의 모색을 심층적으로 읽어내고자 하는 시도이다. 이는 탈이데올로기 시대의 사회·정치적인 맥락 속에서 허쉬호른의 작품을 다층적으로 해석하는 기회를 마련하는 과정으로서 그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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